도미 (都彌) 해석

 

都彌。百濟人也。
도미는, 백제 사람이다.
雖編戶小民。而頗知義理。
비록 호에 편입되어있는 소민이었지만, 자못 의리를 알았다.
其妻美麗。亦有節行。爲時人所稱。
그 아내도 아름다웠는데, 또한 남편처럼 절개 있는 행실이 있어, 당시 사람들로부터 칭찬하는 바 되었다.
蓋婁王聞之。召都彌與語曰。
개루왕이 그 소식을 듣고, 도미를 물러 함께 말하길,

凡婦人之德。雖以貞潔爲先。若在幽昏無人之處。誘之以巧言。則能不動心者。鮮矣乎。

“무릇 세상의 아녀자들이 갖추고 있는 덕이라는 것은, 비록 정절로서 우선을 삼고 있지만, 만약 으슥하여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, 번지르르한 말로 꾀면, 그 마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자가, 드물 것이다.
對曰。人之情不可測也。而若臣之妻者。雖死無貳者也。
도미가 대답하기를,“사람의 속마음은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. 그러나 저의 아내 같은 사람은, 비록 죽을지언정 두 마음이 없을 사람입니다.”
王欲試之。留都彌以事。使一近臣。假王衣服馬從。夜抵其家。使人先報王來。謂其婦曰。
왕이 떠보고자 하여, 도미를 일을 핑계로 머물게 하고, 한 명의 가까운 신하로 하여금, 왕의 의복과 말과 시종들을 꾸미게 하여, 밤에 그의 집에 가게하고,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왕이 납신다고 알리게 하면서, 그 아내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게 하였다.
我久聞爾好。與都彌博得之。來日入爾爲宮人。自此後。爾身吾所有也。
“나는 네가 예쁘다는 소식을 오래전부터 들어왔다. 그래서 도미와 도박하여 너를 얻었으니, 내가 내일 너를 궁녀로 들이리라. 지금 이후부터는, 네 몸은 내 것이다.”
遂將亂之。妻曰。國王無妄語。吾敢不順。請大王先入室。吾更衣乃進。
마침내 곧 음란한 짓을 하려고 하니, 그 아내가 말하길,“국왕께선 망령된 말을 하지 않으실 것이니, 제가 어찌 감히 따르지 않겠어요? 청컨대 대왕께서 먼저 방에 들어가시면, 제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아가겠어요.”
退而雜餙一婢子薦之。
물러나서 한 몸종을 이리저리 꾸며서 잠자리를 모시게 하였다.
王後知見欺。大怒。誣都彌以罪。矐其兩眸子。使人牽出之。
왕이 그 뒤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, 크게 노하여, 도미를 죄로써 얽어내어, 그의 두 눈동자를 빼버리고, 사람으로 하여금 끌어내게 하였다.
置小船。泛之河上。遂引其婦。强欲淫之。
도미를 작은 나룻배에 태워, 강물 위에 띄워 보내고, 마침내 그 아내를 끌어와, 강제로 겁간하려고 하였다.
婦曰。今良人已失。單獨一身。不能自持。況爲王御。豈敢相違。

아내가 말하길,“지금 저의 낭군님이 이미 사라지셨으니, 저는 홀로 이 몸뚱이 하나입니다. 스스로 지탱할 수 없사옵니다. 하물며 왕께서 명령을 내리시는데, 어찌 감히 어기겠어요?

今以月經。渾身汚穢。請俟他日薰浴而後來。
다만 지금 월경을 하고 있어, 온 몸이 더럽사오니, 청컨대 다른 날을 기다려 목욕을 한 뒤에 찾아뵙겠사옵니다.”
王信而許之。
왕이 믿고 허락하였다.
婦便逃至江口。不能渡。呼天慟哭。
아내가 곧바로 도주하여 강의 어귀에 이르렀는데, 강을 건널 수 없으니, 하느님이시여 하고 외치며 통곡하였다.
忽見孤舟隨波而至。
문득 보니 배 한 척이 물결을 타고 이르는 것을 보았다.
乘至泉城島。遇其夫未死。掘草根以喫。
배에 올라 천성도에 이르렀는데, 아직 죽지 않아 풀뿌리를 캐먹고 있던 남편을 만났다.
遂與同舟。至高句麗芮山之下。麗人哀之。丐以衣食。
마침내 한 배를 타고서, 고구려의 예산 땅 아래에 이르니, 고구려 사람들이 불쌍히 여기어, 입을 것과 먹을 것을 내주었다.
遂苟活。終於羈旅。
마침내 구차하게 살다가, 남의 나라 땅에서 죽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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